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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으로 살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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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으로 살아간다는 것

 

아침에 자동차에서 들려오는 뉴스에 76세의 A씨와 80세의 B씨가 이혼 법정에 섰다는 짤막한 뉴스를 들으면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이길래 40년간 함께 살아온 부부가 이혼을 했을까 하는 의구심에 집에 오자마자 신문을 뒤척였다. A씨가 B씨를 향하여 이혼 청구소송을 했는데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와 40년간 부부로 생활하면서 봉건적이고 권위적인 방식으로 가정을 이끌어왔다”며 “2003년부터 메모지 생활이라는 다소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원고를 통제하고 간섭하며 폭력까지 휘둘러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이혼을 인정하는 판결을 하였다 한다. 남편 B씨는 아내 A씨와 성격 차이로 갈등을 빚다 메모지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자고 제안을 하였다고 한다. 그가 원하는 바를 메모지에 적어 지시하면 아내는 그 메모지를 읽고, 아내 역시 메모지로 답을 하는 방식이었다. B씨는 아내가 장보러 가서 구입해야 할 물품과 가격 그리고 요리방법까지 일일이 메모지에 써서 명령을 하다가 2008년 반찬을 놓고 부부싸움을 하다가 남편에게 폭행을 당한 아내가 집을 나가 별거를 시작함으로 황혼이혼의 서막을 알리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젊은이가 철학자를 찾아와서 질문을 했다.

“선생님 결혼을 해야 할까요?”

그러자 철학자는 이런 대답을 하였다.

“젊은이, 결혼을 하게나. 좋은 아내를 만나면 행복할 것이고 나쁜 아내를 만나면 철학자가 될거라네.”

이렇게 말한 철학자는 소크라테스이다. 소크라테스의 아내는 성질이 사납고 드세기로 소문난 악처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악처로 소문난 그의 아내 크산티페가 정말로 나쁜 여자였을까? 소크라테스와 크산티페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하루는 남편 소크라테스가 집안일은 뒤로 한 체 제자들과 문답만 하고 있는 모습에 닦달을 했다. 그러나 남편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러자 화가 난 크산티페가 바가지에 물을 담아 남편에게 부었다. 온몸이 물에 흠뻑 젖은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하였다.

“번개가 치더니 비가 오는군.”

아마도 크산티페는 목표를 정해놓고 일을 해야 직정이 풀리는 급한 성격이었던 것 같고 소크라테스는 자유분방하고 호기심 많은 성격이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차이를 조금만 인정하고 양보를 하였더라면 후세에 악처와 살았다는 소문이 퍼지지 않았을 것 같다.

여러해 전이다. 요즘은 길을 나서면 예쁜 목소리의 아가씨(?)가 너무나 소상하게 잔소리를 해가며 길을 안내해 주는 덕에 쉽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지만 5-6년 전만 해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나는 길을 떠날 때마다 목적지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확인하고 떠나려는 노력을 하는 편이다. 휴가를 가면 휴가지에 가서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들, 즐길 것들에 대하여 인터넷을 통하여 모든 정보를 찾아서 책으로 만들어 온 가족이 먼저 읽도록 한다. 시간을 절약하자는 차원에서다. 그리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을 지도를 찾아서 꼼꼼하게 확인하고 메모를 한다. 그런데 종종 지도상에 나타나야 할 지방도나 군도가 나타나지 않으면 낭패를 당하기가 일쑤이다. 그러면 아내는 빨리 차를 세우라고 재촉한다. 하지만 내 머리 속에는 목적지로 향하는 지도가 그려져 있으니 조금만 더 가면 머릿속의 그 지도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서 안내를 받자고 하는 아내의 제안과 나의 확신 사이에 묘한 갈등이 생기고 때로는 언쟁으로 번지는 날에는 즐거운 여행을 완전히 망치기가 일쑤이다.

언제부터인지 남녀의 차이에 대해 탐구한 글들에 관심이 가지게 되었고 그 주제가 신기하게 나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여행을 갈 때 나처럼 대다수의 남성들은 지도에 의존하지만 대다수의 여성들은 지도의 동서남북도 찾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은 길을 나서면 사람들에게 묻기에 ‘도사’라고 한다. 남성은 냉장고 속에 있는 물건이 훤히 보여도 찾는 일에는 백치인 반면에 여성은 남이 넣어둔 것도 순식간에 찾아낸다고 한다. 남성들은 오감에 충실하지만 여성들은 육감에 의존한다고 한다. 그 중에도 특히 남녀 간의 대화 방법의 차이는 부부로 살아가는 남녀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 아닐 수가 없다.

 

저팔계가 여자 친구인 팔순이에게 퇴짜를 당했다. 얼굴이 너무 못생겼다는 것이 이유였다. 저팔계가 여자 친구를 잃은 슬픔에 잠겨 울고 있을 때 손오공이 사오정에게 말했다.

“넌 저팔계가 불쌍하지도 않냐? 빨리 가서 저팔계 좀 위로해 줘라.”

“뭐라고 위로를 해 줄까?”

“음 … 사람은 얼굴이 다가 아니야 라고 말해 주문 좋겠는데”

이야기를 반토막만 알아들은 사오정은 저팔계에게 이렇게 말했다.

“음 … 너의 얼굴은 사람의 얼굴이 아냐. 사람의 얼굴이 아냐”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도 사오정 시리즈가 살아남는 이유가 있다. 의사소통이 안되는 경우가 너무나 비일비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말이 안 통해서 같이 못살겠다고 아우성하는 부부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우리 부부도 처음에 소개한 노부부처럼 메모지로 의사소통을 하지는 않을지라도 내가 하고픈 말만 하고 상대의 말은 차단하는 그런 부부는 아닌가 묻고 싶다. 부부들 가운데 의사소통이 안되는 부부가 34%나 된다고 한다. 이혼 법정에서 부부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아니 그 때 그 말이 그런 뜻이었어?”라는 말이란다.

 

남자의 말과 여자의 말에는 비밀이 있다. 남자들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라고 하면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지루해 한다고 한다. 목적이 없는 대화가 어려운 것이 남성들의 대화 특성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서로를 전혀 모르는 경우일지라도 격이 없이 대화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대다수이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지나면 많은 여성들의 경우 수다로 이어지기가 십상이다. 한 목적지로 가기가 쉽지 않다. 화제가 하나가 아니기 십상이다. 서로 다른 화제로 대화를 나누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 여성들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과정을 소상히 설명하다 보니 곁길로 가기도 하고 때로는 대화를 하려고 했던 주제도 잊어버린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남성들은 속히 ‘결론’을 듣기를 원한다. 서론은 간략하게 요점은 ‘속히’를 주장하는 것이 남자들의 대화심리이다. 뿐만 아니라 남성들은 조언을 하려고 하고 재판장의 자리에 앉으려고 한다. 결국은 대화는 단절된다. ‘수다를 들어주기만 하면 좋을텐데’ 하는 아내와 ‘몇 마디로 끝낼 수 있는 이야기인데’ 라고 생각하는 남편 어떻게 생각하는가?

 

추운 겨울 젊은 부부가 오랜 만에 나들이를 갔다. 고궁에 가서 연애 기분을 내고 싶은 마음에 집을 나섰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로 출발을 했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니 차안과 달리 피부로 느끼는 온도가 꽤 차게 느껴졌다. 아내가

“오늘 날씨가 너무 춥다 그지? 여보”

하며 남편을 쳐다보았다. 그 때 남편은

“정말 춥네”

하고서는 겉옷의 지퍼를 치켜 올려 옷매무시를 정리한다. 아내가 춥다고 하는 것은 남편의 겉옷을 나에게 입혀 주기를 바라고 한 말이었다.

부부가 사소한 문제로 다툼이 일어났다. 문제를 풀지 못한 체 부부는 서로 다른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시간이 정오를 알리자 남편은

“여보 밥 줘”

하고 소리를 친다. 아내는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는데 남편은 조금 전의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대다수의 아내들은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은유적으로 표현을 한다. 때로는 카타로그를 책상 위에 두고 나간다. 그러나 남편들은 정확하게 ‘이것’ 하고 지적해 주지 않으면 그 뜻을 해석하지 못한다. 대다수의 아내들은 이면을 보고 있지만 남편들은 사실만을 보려고 한다.

 

대화를 할 때 남녀의 뇌사용하는 영역이 전혀 다르다고 한다. 남성들은 좌뇌 즉,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부분을 사용하는 반면 여성은 감성적이고 직감적인 우뇌를 사용한다고 한다. 남성들은 대화의 중추신경이 좌뇌에 90%가 있고 여성들은 약 60~70%는 좌뇌, 나머지 30~40%는 우뇌에 중추신경이 있다. 그러므로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서 말을 훨씬 더 잘하도록 뇌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좌우 뇌 사이에는 뇌량(Corpus callosum)이라는 좌 우뇌의 신경세포를 연결해 주는 신경섬유다발이 있는데 두 뇌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다리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뇌량이 남자보다 여성이 더 두껍다고 한다. 그 결과 남자들은 좌뇌 위주로 많이 쓰고 여자들은 좌뇌와 우뇌를 같이 쓰는데 좌뇌와 우뇌에서 온 정보에는 분석(좌뇌)과 전체적인 파악(우뇌)을 하는 것을 빠른 속도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판단하는 것이 남자들보다는 여성들이 잘하게 되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성경에 “남자가 그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어다”(창 2:24)라는 말씀이 있다 여기에 기억해야 할 말씀이 있는데 남자들에게 ‘부모를 떠나라’고 지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후에야 ‘연합’할 수 가 있다. ‘연합하다’는 말의 성경적인 의미는 ‘밀착하다, 바짝 따라가다’는 뜻으로 남자가 온전한 결혼생활을 위하여 그 아내와 육체적, 정신적 연합만이 아니라 온전히 아내를 붙좇아야만 행복한 결혼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남편들이여 아름다운 결혼을 꿈꾼다면 아내의 대화 방식에 길들여져야 한다. 다름은 불편함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이고 결혼생활의 활력소의 스위치이다. 마음을 읽으라. 지루하지만 긍정하며 끝까지 들어주어라. 말로 이길 수 없다면 공감을 해 주라. 일터에서는 승리하고 가정으로 돌아오면 대화에서는 수용하라 그것이 행복을 유지하며 이 땅에서 한 아내의 남편으로 살지만 ‘남의 편’이라고 생각하는 아내를 오직 당신의 편(余片)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리라.

 

더 이상 추워하지 않으리.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의 지붕이 될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의 따뜻함이 될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 동행이 될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 대지 위에서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이 글은 아파치 인디언들이 결혼할 때 추장이 읽어주는 축시이다. 추장은 이 시를 읽어주며 신랑 신부를 세상으로 내 보낸다고 한다. 비를 맞지 말라고 주신 가정, 더 이상 외롭지 말라고 주신 가정 그래서 불쌍(不雙)하는 말은 홀로 있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고 한다. 둘이지만 홀로인 가정이 사라지도록 남편들이여 아내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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